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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사대금 채권과 유치권 범위…‘전체 건물’ 적용 기준은

2026-03-30

 

사진 :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최승준 대표변호사


건설공사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공간만 점유한 채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법적 판단이 엇갈려 왔다. 대법원은 다세대주택 공사대금 사건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 범위와 불가분성 적용 기준을 제시하며 관련 분쟁의 판단 틀을 정리했다.


대법원은 2007년 9월 7일 선고한 2005다16942 판결에서, 다세대주택 중 일부 세대만 점유한 경우에도 전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대금 채권이 건물 전체와 관련해 발생한 경우, 점유 범위와 관계없이 유치권의 효력이 전체 목적물에 미친다고 밝혔다.


사건은 하수급인이 다세대주택 7세대 전체에 대한 공사를 완료했으나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하수급인은 건물 중 한 세대만을 점유한 상태에서 유치권을 주장했고, 이에 소유자가 건물 인도를 요구하며 소송이 제기됐다.


1심과 2심은 점유 범위를 기준으로 유치권의 범위를 제한했다. 하수급인이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 특정 세대와 관련된 공사대금 부분에 대해서만 유치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사업장 전체가 아닌 일부 공간만 점유한 상황에서 전체 건물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민법 제320조가 규정한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단순히 특정 부분에서 직접 발생한 채권에 한정하지 않고, 동일한 공사 계약과 시공 과정에서 형성된 채권이라면 건물 전체와 관련된 채권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사대금 채권은 건물 신축 또는 개량과 직접 연결된 채권이라는 점에서, 건물 전체에 대한 피담보채권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사의 대상이 전체 건물이고 시공 과정이 일체로 이루어진 경우, 채권 역시 분리해 볼 수 없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대법원은 이어 민법 제321조의 유치권 불가분성 원칙을 적용했다. 해당 조항은 채권 전액이 변제될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원칙이 물건이 여러 개로 구성돼 있거나 분할 가능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다세대주택 각 세대는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지만, 공사 범위와 계약 구조를 고려하면 하나의 목적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일부 세대만 점유하고 있더라도 그 점유를 통해 전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사의 범위, 공사대금 채권의 발생 경위, 시공 방식의 일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치권의 목적물과 채권 사이의 관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점유 범위나 물리적 구획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판결은 건설 및 하도급 분야에서 유치권 행사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공사대금 채권이 전체 건물과 관련된 경우, 일부 점유만으로도 전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기준이 제시되면서 분쟁 양상이 변화했다.


다만 이후 대법원은 유치권 인정 범위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하는 흐름도 보였다. 2022다273018 판결에서는 건물 가치 증가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에 대해서는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구조상 독립된 공간에 대해 전체를 하나의 유치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제시됐다.


유치권은 점유를 전제로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으로, 채권과 목적물 사이의 관련성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대법원은 개별 사안에서 공사 범위, 계약 구조, 점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치권 성립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고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최승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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