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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최승준 변호사의 건설법률 상식-24]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전 체크리스트와 법률실사 포인트
2026-05-04
|최승준 성지파트너스 대표변호사

부동산 매매계약은 ‘계약서 한 장’으로 끝나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대상 부동산에 얽힌 권리관계와 법적 리스크를 매수인이 함께 인수하는 복합적인 법률행위다.
특히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임대차보호법·세법·도시계획 규제가 복잡하게 얽힌 최근의 시장 환경에서는 표준계약서와 공인중개사의 설명만 믿고 계약을 진행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법률 실사(Due Diligence, 이하 DD)를 수행하는 것이 안전한 거래의 출발점이다.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대상 부동산의 소유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관계이다. 매수인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발급받아 갑구(소유권)와 을구(소유권 이외의 권리)를 나누어 분석해야 한다.
갑구에서는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가압류·압류, 소송계류 등 소유권 자체를 위협하는 권리가 존재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을구에서는 근저당권, 전세권·임차권, 지상권 등 담보물권이나 용익권이 설정되어 있는지, 말소기준권리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일 직전 새로이 가압류나 압류가 기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계약 직전과 잔금 직전에 각각 등기부를 재발급 받아 변동 여부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는 등기부가 담지하지 않는 ‘실체’에 관한 공적장부를 확인해야 한다. 건축물대장을 통해 구조, 용도, 층수, 연면적, 사용승인 여부를 확인하고 토지대장을 통해 지목, 면적, 소유관계를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통해 용도지역·지구·구역, 도시계획시설, 각종 행위제한, 개발행위허가 필요 여부 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근린생활시설로 알고 매수했는데 실제로는 주택용으로 사용되고 있거나, 2층으로 알고 계약했으나 2층이 불법 증축된 구조라면, 사후에 이행강제금, 철거 명령, 금융기관 담보가치 하락 등 중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는 대부분 공적장부와 최소한의 현장 확인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문서상의 검토와 더불어 현장 실사는 DD의 핵심 축이다. 공적장부와 실제 건물·토지의 현황이 일치하는지, 무단 증축·불법 구조물·무단 용도변경이 존재하지 않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실내 마감 상태나 하자 유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출입 동선, 공용부분의 점유 상태, 주차장·옥상·지하공간의 사용 실태 등까지 살펴봐야 한다. 외관상 공실처럼 보이더라도 사실상 무단 점유자가 있거나, 구두 사용허락만 받은 점유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현장의 점유관계와 문서상 임대차관계를 반드시 대조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촬영한 사진, 동영상, 체크리스트 기록은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의 경우 임대차관계에 대한 DD는 별도로 강조해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인지, 임차인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했는지가 매수인의 권리 및 인도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 임차인의 전입신고(또는 사업자등록), 실제 점유 여부, 확정일자 부여 여부를 확인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
기존 임대차계약서 원본을 열람해 보증금과 차임, 계약기간, 갱신 여부 및 특약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고, 매수 후에도 임차인을 승계할 것인지, 보증금을 인수할 것인지, 또는 인도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등을 매매계약의 특약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소유권을 취득하고도 임차인의 대항력 때문에 실제 사용·수익을 하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보증금 반환 부담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매도인의 신원과 처분권한 확인도 중요한 DD 포인트이다. 등기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매도인의 신분증을 대조하는 것은 기본적인 절차이다. 대리인이 등장하는 경우에는 위임장, 인감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으로 적법한 대리권의 존재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법인이 매도인인 경우에는 법인등기사항증명서, 법인인감증명서, 이사회 의사록·주주총회 의사록 등 의사결정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금과 잔금은 원칙적으로 등기부상 소유자 또는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해 자금 흐름을 명확히 해야 하고, 제3자 개인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법적 근거와 위험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가격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매도호가와 주변 시세를 비교하는 수준을 넘어, 담보가치와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인근 실거래가, 공시가격, 유사 물건의 호가를 비교하여 매매가격이 합리적인지 검증해야 한다. 주거용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임대 수익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예상 임대료, 공실 가능성, 관리비 등을 감안한 수익률을 계산해 보는 것이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 금융기관의 담보평가가격을 확인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실제 조달 가능한 대출금액을 추정하고, 금리 상승·규제 강화 등 외부 변수에 대비한 여유 있는 자금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대개 그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권리관계 하자, 향후 개발제한, 미납 관리비·공과금, 숨은 채무 등 추가 DD가 필요한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는 표준계약서 양식만으로는 개별 거래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DD 과정에서 확인된 사항들을 계약 구조와 특약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특정 근저당권·가압류·압류 등은 매도인이 잔금 지급일까지 말소하고, 말소가 되지 않을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중도금을 즉시 반환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할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인수할 것인지, 임대차관계를 승계하는지 또는 종료시키는지, 인도 시점과 인도 상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특약을 둬야 한다. 또한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과 인도를 동시에 진행하도록 하고, 각 절차가 순차적으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의 책임과 구제 수단을 조항으로 정해두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건물 및 토지의 하자와 관련된 조항도 중요하다. 매수인은 사전에 눈에 보이는 하자 여부뿐만 아니라, 구조적 하자, 누수·결로, 배관·전기설비, 방수 불량 등 주요 하자의 존재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매도인은 통상 현 상태 그대로(as is) 매도한다는 입장을 취하려 하지만, 매수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자에 대해 고지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전에 인지한 하자 목록과 그에 대한 수선·보수 책임, 비용 부담 주체를 계약서 특약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추후 발견되는 중대한 숨은 하자에 대해 일정 기간동안 매도인이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두는 방안도 실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서류·현장·계약조건으로 나눠 체크리스트를 운영하면 DD의 빠뜨림을 줄일 수 있다. 서류 체크리스트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임대차계약서, 확정일자 및 전입세대열람내역, 공인중개사 자격증 및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매도인 신분증 및 인감증명서, 법인등기사항증명서(법인 거래 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현장 체크리스트에는 건물 외관과 구조, 실측 면적과 공적장부상 면적의 일치 여부, 불법 증축·용도변경 여부, 주차·소음·일조·조망·인근 개발계획 등 주변 환경, 공용부분 점유 상황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계약조건 체크리스트에는 매매대금과 지급 일정, 계약금·중도금·잔금의 지급 조건, 인도 시기와 인도 상태, 기존 임차인의 처리 방식, 세금·공과금·관리비 등의 정산 기준, 각종 특약 사항 및 그 해석 기준 등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등기부,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 많은 정보를 비대면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됐지만, 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 시스템 간 정보 불일치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공적장부는 발급 시점을 기준으로 한 정보이므로, 계약 과정이 길어질수록 중간에 다시 발급받아 변동 사항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경매·공매를 통한 취득의 경우에는 일반 매매보다 훨씬 복잡한 권리분석이 요구되므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 집행관의 현장조사 보고 등을 종합 분석해 말소기준권리, 소멸·인수 권리,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유치권·법정지상권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처럼 취득 경로에 따라 DD의 깊이와 범위는 달라져야 한다.
결국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전 체크리스트와 DD의 핵심은 “내가 무엇을 얼마에 인수하는지 충분히 알고 계약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서류상 권리관계, 공적장부상의 규제, 현장 실태, 임대차관계, 가격과 수익성, 세무 및 규제 리스크까지 입체적으로 검토할 때 비로소 예측 가능한 거래가 가능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 특히 상가·빌딩·상가주택이나 복잡한 임대차관계가 얽혀 있는 부동산의 경우에는 초기 단계부터 부동산·건축·세무에 대한 이해를 갖춘 변호사와 함께 DD 범위를 설계하고, 그 결과를 계약 구조와 특약에 반영하는 것이 향후 분쟁 비용을 줄이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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